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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하인애 [In My Window]  
제목 [리뷰] 하인애 [In My Window]   2020-04-27

이상희


섬세함을 머금은 진지한 성찰의 결과물


하인애는 개성 있는 톤을 지닌 보컬리스트다. 간드러지면서도 소울풀한 느낌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녀의 목소리는 특히 지난해 발표한 싱글 ‘When You Sleep’에서 그 유니크함이 잘 드러났다. 그녀의 앨범에서는 보컬 말고도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곡의 높은 완성도다. 데뷔 앨범 [Walk With Me]는 보컬리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작·편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하인애의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다. 뛰어난 작·편곡과 섬세한 프로듀싱은 그녀의 재능이 보컬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앨범 [In My Window]에서 하인애는 영역 확장을 모색한다. 보컬리스트로 참여하는 것을 줄이고 프로듀서로서의 비중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미술가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하인애는 뮤지션만이 아니라 보편적 의미의 예술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꿈을 꾸는 듯하다.



이번 앨범도 하인애의 낭만적인 서정성이 드러나는 음악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여기에 담긴 메시지는 조금 무겁다.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그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녀 자신도 청년이자, 청년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내 온 사람으로서 세상 가운데 서 있는 불안한 청년들의 모습에 마음이 간 것 같다.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가 스치는 순간(‘What Is Love..’), 화려한 비상이 아닌 두둥실 떠다니며 날아가는 모습 (‘Fly Up’), 여전히 존재하는 희망 (‘In My Window’)을 그린 듯한 음악들은 청춘의 모습과도 여러모로 닮았다. ‘Rainy Day Twilight’에서는 우울한 느낌이 더 깊어졌는데 그녀가 인터뷰에서 말한 눈물이나 땀을 은유한 ‘비’의 이미지가 잘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시대에 대한 비판보다는 청년들을 위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앨범은 과격한 분노보다는 담담한 느낌이 주된 정서를 이룬다. 그러면서도 숨길 수 없는 청춘만의 발랄함이 곳곳에 보이기도 한다. 이런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인지 그녀는 악기 편성에서 드럼을 빼고 퍼커션을 넣었다. 드럼의 육중함보다는 퍼커션의 라이트함이 주제에 맞는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무거운 느낌을 강조할 때는 첼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피아노가 큰 틀을 이끌어가도록 유도한다. 전반적으로는 피아노의 비중이 커 보이는데 지난 앨범에서 피아노가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하다. 피아노로 작곡 스케치를 하고 직접 피아노 악보를 그리며 피아니스트 선정에도 신중한 모습을 미루어 봤을 때 그녀가 피아노를 자신의 음악을 잘 표현해주는 악기로 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윤성에게 피아노를 맡긴 그녀는 그의 연주를 통해 이야기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하인애는 그림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녀는 앨범 콘셉트에 맞추어 직접 그린 그림을 앨범 속지에 실었다. 흑백사진을 연상케 하는 세련되면서도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그림은 일상을 견뎌내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비록 앨범이라는 형식으로 나왔지만, 그녀에게 음악과 그림은 하나로 연결된 작품이다. 보컬리스트로 참여하는 비율을 과감히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모두를 아우르는 작가로서 자기를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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